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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 곳곳에는 경보 시스템이 존재하며 신체 이상이 생겼을 때 증상으로 위험 신호를 알립니다. 하지만 간은 손상되더라도 경고를 보내지 않고 조용히 침묵하며 간 기능이 절반 이상 떨어져도 뚜렷한 자각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다. 피로감이 느껴지거나 식욕이 떨어지는 정도에 그치다 보니 이러한 증상은 일상생활에서 흔히 나타나기 때문에 간에 문제가 생겼다고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증상을 알아챌 정도면 이미 간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수 있으니 간이 알리는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고 간 건강을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간과해선 안 되는 간 기능 이상 신호를 알아보겠습니다.
간이 보내는 이상 신호
첫 번째 신호는 황달이다. 눈 흰자와 피부가 노래지는 황달은 간 기능에 문제가 생겼다는 대표적인 신호입니다. 간은 담즙을 통해 신체에 쌓인 독소를 해독하지만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몸에 과도하게 쌓이면 피부와 눈의 흰자가 누렇게 변합니다. 빌리루빈은 간에서 만드는 담즙의 구성 성분이다. 보통 간이 빌리루빈을 제거하지만, 간이 손상돼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빌리루빈의 혈중 수치가 높아져 황달을 유발합니다. 간이 점점 손상되면서 황달 증세는 뚜렷해집니다. 이외에도 황달이 발생하는 이유는 다양하기에 간 기능 검사와 소변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에 나서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대소변의 색이 진해집니다. 황달이 나타난 이후엔 대소변 상태를 자세히 살펴봐야 합니다. 정상적인 대변은 황갈색을 띠는데 간에서 나오는 담즙의 흐름이 막히면 건강한 대변이 짙은 갈색으로 보입니다. 소변 색도 막혀 있던 담즙의 빌리루빈이 소변으로 빠져나가 홍차처럼 진해집니다. 평소보다 대소변의 색이 유난히 어두워 보인다면 병원에서 검사를 받아보도록 합니다.
세 번째는 지속되는 가려움증과 붉은 자국입니다. 피부에 별다른 문제가 없어도 간 기능이 떨어지면 가려움증이 생길 수 있다. 담즙이 정상적으로 분비되지 못하고 정체돼 피부에 쌓이면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특히 알코올성 간 질환과 바이러스성 간염 같은 만성 간 질환자에게 가려움증이 잘 나타납니다. 간 수치가 높은 만성 간 질환자는 긁어도 해소되지 않을 정도의 극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건조증을 느끼며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목과 뺨 등에 붉은 자국이 자주 생깁니다. 거미줄처럼 혈관이 붉게 퍼져 보이는 게 특징인데 이른바 거미상 혈관종이입니다. 손가락으로 누르면 붉은빛이 사라졌다가 손가락을 떼면 다시 나타납니다. 가려움증이 지속하거나 피부에 붉은 반점이 생긴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네 번째는 입 냄새입니다. 퀴퀴한 입 냄새도 간 기능 이상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는데 간에서 해독되지 못한 노폐물이 심한 입 냄새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특히 간경변증이 악화할수록 몸에 독성 물질이 많이 쌓이면서 곰팡이 같은 퀴퀴한 냄새가 날 수 있고 이때 나는 입 냄새는 달걀 썩는 구린내와 시큼한 냄새를 풍깁니다. 치아에 이상이 없는 상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입 냄새가 계속된다면 간이 보내는 이상신호임을 알아채고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다섯 번째는 부풀어 오르는 복부 팽만과 다리 부종으로 간이 손상된 면면 복부 팽만감이 심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오른쪽 상복부가 볼록해진다면 복수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복수가 차는 원인은 대부분 간경화 때문으로 만성 B,·C형 바이러스 간염이나 지나친 음주, 지방간에 따른 반복적인 간염 등으로 간 기능이 떨어져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간에 광범위한 손상이 생기면 간의 구조가 변하면서 혈액순환 장애를 일으킵니다. 이때 간 내부 압력이 증가해 복수가 차는 것입니다. 심할 경우 배꼽이 튀어나올 정도로 배가 점점 부풀어 오를 수 있고 복수가 차면 체액이 쌓이면서 다리와 발목이 붓기도 합니다. 간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정기적으로 간 기능을 살펴야 합니다.
주요 간 질환
지방간은 간을 이루고 있는 간세포 속에 지방이 쌓인 상태로 간에서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5% 이상인 경우를 말하며, 과도한 알코올 섭취로 인한 알코올성과 과도한 열량 섭취로 인한 비알코올성으로 나누어집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침착을 보이지만 간세포 손상 및 섬유화(간이 굳은 소견)가 관찰되지 않고 비알코올성은 지방침착과 함께 간세포손상과 섬유화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현대인에게 비알콜성지방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노화와 당뇨 그리고 지방으로 인한 비만이 유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바이러스성 간염은 간세포가 바이러스에 감염돼 염증 반응을 유발하는 상태로 문제가 되는 바이러스 간염으로는 A형, B형, C형 간염이 있다. 간질환의 70%를 차지하며 그중 B형 간염의 유병률이 간염 전체의 80%를 차지합니다.
간경변증은 만성적인 염증으로 간이 딱딱하게 굳어가는 질환이다. 간세포가 파괴돼 섬유화가 진행되고 재생결절이 생기면서 간 기능이 저하됩니다. 만성 B형, C형 간염과 알코올성 지방간이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간암은 간세포에서 생겨난 악성 종양으로 B형, C형 간염 바이러스로 인한 만성 간 질환과 간경변증을 앓고 있는 경우 간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
간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건강 검진이 필수적입니다.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간 기능 검사를 통해 간 건강 상태를 확인하고 조기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2년마다 진행되는 국가건강검진 혈액검사 항목 중, AST(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 ALT (알라닌아미노전이효소), rGTP(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가 간기능과 관련된 항목이니 검사 결과지에서 유심히 살펴보고 간 건강에 유의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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