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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은 기름샘이 변형된 것으로서 피부의 한 부속 기관입니다. 젖을 분비하는 샘인 유선(젖샘)과 젖을 유두(젖꼭지)로 운반하는 유관, 그리고 지방 조직 등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유방암은 유방 안에 머무는 양성 종양과 달리 유방 밖으로 퍼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악성 종양입니다. 유방에는 여러 종류의 세포가 있는데 어느 것이든 암세포로 변할 수 있으므로 발생 가능한 유방암의 종류는 많지만 대부분의 유방암이 유관과 소엽의 세포(특히 유관 세포)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유방암이라 하면 유관과 소엽의 상피세포(몸의 표면이나 내장 기관의 내부 표면을 덮고 있는 세포)에서 발생한 암을 말합니다. 저도 유방암을 경험했던 유병질환자이기에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갖고자 유방암에 대해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유방암의 종류
유방암은 암이 기원한 세포의 종류 및 침윤 정도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됩니다. 우선 암의 발생 부위에 따라 유관과 소엽 등의 실질조직에서 생기는 암과 그 밖의 간질조직에서 생기는 암으로 나뉘며, 유관과 소엽에서 발생하는 것은 암세포의 침윤(인접 세포나 조직에 파고드는 것) 정도에 따라 다시 침윤성 유방암과 비침윤성 유방암(점막상피층을 벗어나지 않는 상피내암)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침윤성 암은 유관이나 소엽의 기저막을 침범한 암으로서 이미 어느 정도 진행한 상태이지만, 비침윤성 암은 자신의 본래 구역 안에 한정되어 있는 아주 초기의 암입니다.
침윤성 유관암은 유관을 이루는 세포에서 기원한 암이 유관의 기저막을 침범했을 때, 이를 침윤성 유관암이라고 합니다. 유방암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전체의 75~85%를 차지합니다. 침윤성 소엽암은 소엽을 구성하는 세포에서 기원한 암으로, 전체 유방암의 5~10%쯤 됩니다 유관 상피내암(비침윤성)은 유관 세포에 생겼으나 유관 기저막을 침범하지 않아 ‘0기 암’이라고도 하는 것입니다. 유관상피내암은 침윤성 유방암보다 예후가 좋지만, 암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성장하면 침윤성 유관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소엽 상피내암(비침윤성)은 소엽 세포에서 생겨난 암으로, 소엽 기저막을 침범하지 않은 0기 암입니다. 유관 상피내암에 비해 젊은 연령층에 흔하고 다발성, 양측성 의 빈도가 높습니다. 이 또한 암세포가 기저막을 뚫고 성장할 경우엔 침윤성 유관암이나 침윤성 소엽암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유방 파제트병은 유두 및 유륜(젖꼭지 둘레에 있는 거무스름하고 동그란 부분)의 피부에 주로 발생하는 유방암의 특수한 형태로, 전체 유방암의 1~2% 미만인 드문 암입니다. 그리고 남성에게서도 유방암이 나타날 수 있는데 여성 유방암의 1% 이하 빈도로 발생하며, 침윤성 유관암이 가장 흔합니다.
유방암의 증상
유방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습니다. 진행이 되면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 없는 멍울이 만져지는 것입니다. 병이 진행되면 유방뿐 아니라 겨드랑이에서도 덩어리가 만져질 수 있습니다. 유두(젖꼭지)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그 부위에 잘 낫지 않는 습진이 생기는 것은 유방암의 일종인 파제트병의 증세일 수 있습니다. 암이 심하게 진행되었을 경우에는 유방의 피부가 속으로 끌려 들어가 움푹 파이는 유도 함몰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유방암은 멍울은 잘 만져지지 않으면서 피부가 빨갛게 붓고 통증이나 열감이 있어서 염증이 생긴 것처럼 보이는 특수한 형태의 유방암입니다. 암이 진행되면 유방 피부의 부종(신체 조직의 틈새에 조직액이 괴어 그 부위가 부어오른 상태)으로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질 수 있는데, 이것은 피부 밑의 림프관이 암세포에 의해 막혔을 때 나타납니다. 암이 겨드랑이 림프절에 전이되면 커진 림프절이 만져지기도 합니다. 암이 더욱 진행되면 커진 암 덩이가 유방의 형태를 파괴할 수도 있습니다.
남성의 유방암은 여성보다 드물고 대부분 고령자에게 발생하는데, 보통 젖꼭지 밑에서 딱딱한 덩어리가 만져집니다. 따라서 나이 든 남자가 이처럼 멍울이 만져질 때는 별것 아닌 멍울인지 암 덩이인지를 판별하기 위해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유방암의 진단
국내에서는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일차적으로 자가검진법을 안내하고 있습니다.
자가검진하는 방법은 자신의 유방을 스스로 만져 보아 멍울이나 다른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것으로, 비용이 들지 않고 위험성도 없는 좋은 방법입니다. 조기에 발견함으로써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일 뿐 아니라 유방을 보존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도 매우 중요합니다. 유방 자가검진에 가장 적절한 시기는 매월 생리가 끝나고 2~7일 후 유방이 가장 부드러울 때입니다. 자궁제거술을 받았거나 폐경이 된 여성은 매월 일정한 날을 정하여(예컨대 1일이나 15일, 30일) 잊지 말고 자가검진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만 40세 이상 여성은 1~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술 및 의사의 임상진찰을 받도록 국가 암검진에 포함이 되어 있으며 검진을 통한 암 발견시에는 중증질환자로 분류되어 의료비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가 암 검진을 받지 않고 암을 발견한 경우는 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없으므로 반드시 국가 암검진 대상일 경우 받아야 합니다.
국가 암검진에서 지원하는 유방촬영술은 유방암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로, 촉진과 초음파검사 등에서는 발견이 어려운 미세석회화(유방 조직에 칼슘 성분이 쌓여 엑스선 영상에 작고 하얀 부분으로 나타나는 것인데, 그 일부는 암의 초기 증상일 수 있습니다)와 같은 유방촬영술에서만 관찰 가능한 조기암 병변을 찾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90~95%의 정확성을 보이면서 크기 5mm 안팎의 작은 종괴를 잘 찾아 낼 수 있어 유방암 조기 진단에 이상적인 검사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젊은 여성은 유방에 섬유질이 많아 유방촬영술만으로는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유방이 고밀도일수록 유방촬영술의 민감도가 낮아지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엔 초음파검사를 병행합니다.
유방초음파검사는 유방 조직의 밀도가 높아서 유방촬영술로는 종괴를 관찰하기가 어려울 때 추가되는 진단 방법입니다. 유방 낭종(대부분이 양성입니다)의 경우 90~99%의 정확도로 진단해 냅니다. 또한 암세포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려고 조직검사를 할 경우에는 실시간으로 종괴를 관찰하면서 조직을 채취하는 것이 가장 좋으므로, 촉진에서 잡히지 않는 작은 종괴의 조직검사를 하려면 이 검사가 꼭 필요합니다. 악성 종양과 양성 종양은 초음파 소견에서 60~80% 구별이 가능합니다. 악성의 소견이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크면 조직검사를 하고, 악성 소견이 없으면 추적검사를 초음파 검사 결과에 따라서 6개월~1년에 한 차례씩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조직검사 중 총생검은 피부에 부분 마취를 한 후 생검용 장비에 굵은 바늘(14~18게이지)을 장착하고 총을 쏘듯이 방아쇠를 누르면 용수철 작용으로 바늘이 튀어나가 조직의 일부를 떼내어 되돌아오는 방법입니다. 이를 3~5회 정도 반복합니다. 현재 유방암 진단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조직검사입니다.
맘모톰 조직검사(mammotome biopsy)는 조직 확보의 애로점을 보완하여 개발한 최신 검사법입니다. 기존 방식들과 달리 바늘이 한 번 들어가면 여러 차례에 걸쳐 원하는 만큼의 조직을 채취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을 통한 조직검사만큼 정확합니다. 초음파 영상의 유도하에 굵은 바늘(11 또는 8게이지)을 병소에 넣고 진공 흡입기를 작동하여 바늘 안으로 조직을 끌어들인 후 바늘 내부의 회전칼을 작동시키면 자동으로 병변을 잘라 유방 밖으로 배출합니다. 암이 의심되는 경우엔 조직검사 목적으로 이용되나, 병변이 작은 크기의 양성 종양이고 그것을 제거하고자 할 때에는 큰 흉터 없이 완전히 절제해 낼 수 있어서 양성 종양의 치료 목적으로도 사용됩니다.
그 외에도 미세침흡인세포검사, 자기공명영상(MRI), 전산화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등이 유방암 판단에 사용됩니다.
유방암의 치료법
암이 진행된 정도와 발생 부위, 크기 등에 따라 수술과 항암화학요법(항암제), 방사선치료, 항호르몬요법을 적절히 조합하여 치료합니다.
수술이 가능한 대부분의 경우에는 수술을 먼저 하고 수술 후 보조요법으로 항암화학요범(항암제), 방사선치료, 항호르몬요법으로 치료합니다. 그러나 종양이 클 경우에 먼저 그 크기를 줄여 놓고 수술을 하기 위해서 또는 유방암이 초기 단계가 아니라 진행성 유방암으로 평가되는 경우, 전신치료의 개념인 선행 항암화확요법(항암제)을 수술 전에 시행하기도 합니다.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항암화학요법(항암제), 항호르몬요법, 방사선치료를 적절히 이용하여 증상완화를 목적으로 유방암의 진행을 최대한 막고 삶의 질을 높입니다. 치료방법은 환자의 상태에 따라 결정됩니다.
치료후 관리방법
유방암은 치료 후 5년 생존율이 평균 76% 정도로 높지만 치료 받는 동안과 그 직후에는 정신적, 육체적 장애를 많이 겪을 수 있습니다. 치료가 일단 끝나면 정기적으로 추적검사를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암이 같은 쪽 유방에서 다시 생길 수도 있고, 반대편 유방이나 다른 장기로 전이되어 재발할 위험도 있기 때문입니다. 재발은 수술 후 5년 이내에 가장 많이 생기므로 수술 후 첫 2년간은 3~6개월마다, 3년째부터 5년이 될 때까지는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하고, 5년이 지나면 매년 한 차례씩 의사의 진찰, 유방촬영 등을 합니다. 여기에 추가되는 검사는 의사에 따라, 환자의 상태에 따라, 그리고 병원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흉부 단순 X선 검사나 간기능 혈액검사를 하기도 하고, 뼈의 통증을 포함하여 다른 장기로의 전이가 의심되는 증상이 있으면 전신 동위원소 뼈 스캔(bone scan), 간 초음파검사, 전산화단층촬영(CT),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등을 해볼 수도 있습니다. 대체로 유방암은 생물학적인 특성상 진행이 급격하지 않은 편이므로 완치가 어려운 말기 암이나 재발 암일지라도 적절히 치료하면 생존 기간을 연장하고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습니다. 최근 암 치료에서의 새로운 개념(또는 관점)은 완치하기가 어려워 남아 있게 된 암을 당뇨나 고혈압과 같은 만성 질환으로 간주해서 증상 조절에 치중하는 것이며, 그런 관점에 부응하는 치료법이 많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유방암 유경험자로서 받았던 검사들을 기준으로 설명을 했지만 모든 검사들은 전문가들의 판단하에 진행하므로 자가검진이나 유방암 증상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병원을 찾아 상담할 것을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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